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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은 내일의 행복으로의 프롤로그 프로필의 시온은 @natsuki_0907 씨로 부터 받았습니다.
シオ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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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프리뷰/미분류'에 해당되는 글 21건

  1. 2011.07.31 하늘빛 미래 18화
2011. 7. 31. 00:30 리뷰, 프리뷰/미분류

-하늘의 시점

이제 와서 새삼스럽지만, 나는 사실 글 쓰는 것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다.

사실 지지리도 공부를 안 한 내가 학교에서도 장학생으로 해외 유학을 갈 수 있을 정도인 미래와 같은 대학교에 다니는 것도 대학 수시에 백일장 대회에서 우승경력이 있어서이다.

재껴 두고, 한 달 동안 생각해낸 미래의 마음을 돌려놓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글을 써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미래에게 여태까지 있었던 일에 대해서 편지를 쓰는 식의 글이었으나 중간부터 크게 생각이 바뀌었다.

열심히 편지로 써봐야 절대 읽어줄 것 같았기에 역시 편지보단 좀 더 확실한 게 필요했다.

구태여 내가 미래 앞에서 비굴하게 돌아와 달라고 하고 싶진 않았다. 미래로 하여금 나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는, 그런 내용의 글이 필요했다.

“그래서.. 나한테 내 딸내미가 돌아오지 않고는 못 배길만한 내용의 글을 쓰는데 힌트를 달라.. 이거야?”

미라 씨는 내가 들이댄 그것-일단 편지형식으로 시작한 글의 초본-을 읽어보더니 한 숨을 푹 쉬고는 말했다.

“진짜 너 너무한다.”

“..아하하하..”

그래서 그 후로 며칠 동안, 미라 씨에게 부탁을 해서 글을 써내려갔다. 내용은 미래와 내가 처음 만나서부터 지금까지의 황당무계+파란만장(?)한 스토리를 정리해서 글을 써내려갔다.

..중간 중간에 몇몇 문제 되는 일-“너~! 싫어하는 내 딸을 상대로 잘도 강간을 했겠다!!”라던가 “미래의 심정을 너 맘대로 해석 하지 마 인마!”라던가- 때문에 미라 씨에게 죽을 만큼 얻어터지면서 글을 쓰긴 했지만. 그래도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가끔 민우라던가 에르가 찾아와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줬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내가 어느 정도 추리를 할 수 밖에 없는 미래의 성격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도움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쓰고 있는 글은 점점 소설보다는 수필에 가까워지는 듯 하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떠랴.

있었던 일들을 하나 둘 정성스럽게 글로 써내려가면서 나와 미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참 특별하게 사귄 관계였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쓰면 쓸수록 우리가 그 동안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의지를 하면서 살았는지에 대해서 세삼스래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별거 아닌 일들도, 미래와 함께 해서 전부 의미가 있는 일들이었다.

이렇게 사랑했었구나. 라고 생각 하며 왠지 쓴 웃음을 지으며 문장을 하나 둘 써나가면서 나는 왠지 모르게 알 수 있었다.

미래가 그렇게 유치하게 폭언을 써서 보낸 편지는 그저 나에게 보내는 최후의 시험이란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미래가 나에게 인생을 맡겨도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시험.

왠지 그렇게 생각하니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오는 걸 어쩔 수가 없었다. 분명히 마음에도 없는 말들을 잔뜩 적어서 쓴 편지일 것이다.

그러니깐 그 바보 같고 유치한 이별 통보 편지를 읽으면 읽을 수록, 사실은 내가 살아 돌아와서 증명 해주길 바랬을것이다.

내가 미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렇게 정신없이 겨우 책 한권 분량의 이야기가 완성되었을 무렵은 어느새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조금씩 날씨가 풀리기 시작한 2월이다.

출판사에 응모해본 결과, 엄청 긍정적인 반응이었다. 당장에라도 출판해주겠다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바람에 오히려 이쪽이 당황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 출판하기엔 한가지 부족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책의 제목.

이야기는 다 써내려갔지만, 끝끝내 책의 제목을 정하지 못하였다. 몇 일에 걸쳐서 생각을 해봐도 전~혀 떠오르지 않아 머리만 싸매면서 내가 썼던 글을 다시 돌아보는 날이 계속되었다.

어느새 책 출판날짜는 가까워오고, 여전히 제목 때문에 출판을 할 수 없어서 시간만 낭비하던 어느 날, 책의 출판 기념으로 에르와 민우, 그리고 미라씨가 찾아와서 기념으로 성대하게 우리 집에서 파티를 벌였다.

..물론 미라씨는 요리를 극도로 못하는게 들어나서 미라 씨가 한 요리를 먹고 지옥에 갔다올뻔한 것은 비밀이지만.

“신인작가 강 하늘을 위하여 건배!”

“건배~.”

“아하하하, 아직 히트친것도 아닌데 뭘...”

머리를 긁적이면서 술을 한 모금 마신다.

“그래서 아직도 책 제목은 못 정한거야?”

미라 씨가 후식으로 들고 온 아이스크림(내가 먹으라며!)을 먹으면서 대충 완성된 책의 초본을 훑어본다.

“역시 쉽게 떠오르진 않더라고요.”

“에읏.. 역시 사람들이 가장 먼저 보게 되는 부분이 책의 제목인걸요.. 신경 쓰이게 되는 건 당연해요오.. 무엇보다 미래언니랑 하늘오빠의 러브러브 스토리인걸요오~”

에르가 잘 하지도 못하는 술을 살짝 마시고는 살짝 붉어진 얼굴로 말했다.

“..내가 보기엔 단순히 운이 매우 좋은 한 남자의 자랑 일대기로 보이지만.”

투덜거리며 미라 씨는 아이스크림에 집중한다.

“뭐, 어때 엄마. 그래도 책 자체가 재미있는 건 사실인 걸? 하늘 형한텐 확실히 글 쓰는 재주가 있으니깐.”

민우가 옆에서 맥주 캔을 들고 마시면서 덧붙인다.

“하지만, 사실 드디어 떠오른 게 있긴 해요.”

“에에엣?! 정말?”

일동이 전원 경악한다.

그야, 책 제목을 정하는데 무려 한 달이나 걸렸으니 말을 다했지.

하지만, 확실히 결정했다. 나와 미래의 이야기이자, 우리들을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제목을.

“그래서 뭐로 하기로 했는데?”

미라 씨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어본다.

“크흠, 그러니깐 제목은...”

-미래의 시선

“이게 뭐야아아아아아아아!!!!!!!!!!!!!!!!!!!!!!!!!!!!!!!!!!!!!!!!!!!”

나, 나 미래 21세는 기숙사 방안에서 소리를 지르며 데굴데굴 구르고 있다.

“강 하늘.. 강하느으으을!!!!”

죽을 만큼 부끄럽다. 얼굴이 빨갛고 확확 달아오른다.

"저..저기 미래야 진정 하는게 어때 우선은..“

나의 기숙사 룸메이트인 유라(유라 크로스워터 21세, 여자)가 일단은 나를 붙들고 진정시킨다.

“죽일 거야.. 죽일 거라고..!”

평소에 기가 드센 유라지만, 나의 살기 가득한 살해예고 발언엔 아무래도 위세가 눌리는지 아무 말도 못하고 폭주하는 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문제가 된 것은 유라가 들고 온 한권의 책이었다. 그렇게 커다랗지 않고 조그만 소설책 같이 생긴 푸른 하늘이 그려져 있고, 제목은 좀 더 짙은 하늘색으로 ‘하늘빛 미래’라고 적혀있는 책이었다.

최근 한국에서 발매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히트작이 된 책이라며 유라가 재미있겠다면서 들고 왔을 땐 그러려니 했지만, 읽던 도중 “혹시 여기 등장하는 나 미래라는 애 너 아니야?”라고 물어보자 왠지 이상한 느낌에 책을 뺏어서 완독하고는 지금 침대에서 데굴데굴 구르는 중이다.

한방 먹었다.

내 마음을 돌릴 방법을 생각 해보랬더니 4개월 동안 아무 연락도 없더니 훌륭하게 한방 먹였다.

나는 고작 하늘이 기숙사 방 앞에서 20일정도 무릎 꿇고 단식하는 스케일을 기대했는데 이건 상상 이상이었다.

설마, 나랑 하늘의 과거 연애 사를 책으로 써내서 이렇게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듣자하니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가 폭발인 모양이라 조만간 번역 되여 다른 나라에서도 발매할 예정이란다.

별거 없는 우리들의 연애 사를 하늘이 순전히 필력으로 잘 써낸 모양으로 하늘의 감정묘사라던가 내 감정묘사가 마치 내가 옆에서 이야기 해준 것처럼 세세하게 나온 게 특징이다.

..라고 말해도 몇 군데는 틀린 곳이 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

아무튼 세상에 세계 스케일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애이야기를 써서 책으로 낸 것이다! 이제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생겼다!

“그렇다곤 해도.. 이 책 재미있는데 푸..풉..”

“웃지 마! 176페이지에 한 발언은 어디까지나 내가.. 내가 맛이 가서 한 발언이라고!”

“엑!? 어떻게 알아 맟춘거야!”

“으아아아아!”

원인 모를 괴성을 지르며 기숙사를 시끄럽게 한 탓에, 지금은 잠시 쫓겨나서 주변의 술집에서 괴성을 질러서 따가운 눈총을 사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부끄럽다고! 이게 뭐야! 남들이 보기엔 즐겁지만 당사자는 죽을 만큼 부끄럽단 말이다!

게다가 섹스 씬 같은 거 자세히 묘사 하지 마! 인터넷에 사람들이 ‘오오 미래쨩 상상하는 것만으로 가버릴 것 같아 카와이이~’ 같은 발언 쓰게 만들지 마!

실없이 독한 술을 몇 잔 째 들이키며 부끄러워 죽겠는 걸 삭히곤 있지만 나는 취하지 않으므로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진짜 이 사람 너 좋아하나보다.”

“.....”

하지만, 부끄러운 걸 접고 나면 사실 책 내용 자체는 최종적으로 하늘의 정성이 가득 담긴 책이었다.

일 년 전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해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까지 전부 빠짐없이 마음을 담아서 쓴 글이 라는 것이 강하게 느껴져 온다.

“미래야.”

“왜...임마..”

너무 술을 많이 마셨더니 역시나 배탈이 날 것 같다.

“이 책 마지막 페이지에 쓰여 있는 말 읽어봤어?”

“어?”

유라가 책을 건네준다.

내용은 대충 글쓴이의 후기로 마지막에 적혀있는 몇 줄의 문장의 내용을 유라가 손가락으로 가리킨다.

“이 책으로 읽는 그녀(미래)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만약 미래가 이 책을 본다면, 그때는 제 곁으로 꼭 돌아 와줬으면 합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도, 앞으로 해줄 이야기도 산더미니깐 요.(웃음)”

.........우와 뻔뻔해. 뻔뻔하다 강 하늘.

“유라, 핸드폰 내놔.”

“아..? 아응..”

살기가 가득 담긴 발언에 유라는 핸드폰을 빌려준다.

눌러야할 번호는.. 정해져있다. 잊어버리려고 노력해도 절대로 잊어버릴 수 없는 그 녀석의 번호.

“여보세..”

“야 강 하늘 잘 들어! 이번 주 토요일 날 한국에 갈 거야! 하고 싶은 말이 잔뜩 있다고 했으니 그날 딱 하루 들어주겠어! 그리고 네놈의 모가지를 날려 버릴거야! 그 다음 곧바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 갈 거니 깐 알아서 준비하고 마중 나와!”

콰직!

시원한 소리와 함께 핸드폰을 내려놨을 뿐인데 핸드폰이 산산조각 나버렸다. 유라 및 주변사람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날 쳐다본다.

“으아아아악! 나 미래 무슨 짓이야! 내 화이트 릴리 폰이..”

“시끄러워.. 변상하면 될거 아냐.”

“하아.. 아무튼 그래서 돌아갈거야?”

“...일단은.”

그래, 이번 만큼은 나의 완패다, 인정할건 인정하자.

그러니, 이제 한국에 돌아가면 되는거다.

돌아가서, 그 녀석의 변명이라도 잔뜩 들어줘야지.

그 후 며칠이 지나서 아직 유학 기간이 한 달쯤 남았음에도 무리하게 귀국을 하기로 마음먹고 귀국중인 비행기 안.

“어째서 너가 따라 오는건데..”

“그야.. 왠지 재미있을 것 같아서.”

“...”

옆 자리에선 왠지 몰라도 유라가 나보다 더 들뜬 표정으로 밖을 처다 보고 있다. 단순히 재미있을 것 같단 이유로 잠깐 짬을 내서 나를 한국에 까지 따라오다니, 정말 이 아이도 속을 알 수가 없는 애다.

이윽고, 비행기가 착륙하고 5개월 만에 우리나라 땅을 밟아본다.

하늘에게는 다시 전화해서 게이트로 나오라고 해놓았으니 만나면 틀림없이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게이트로 나오자마자, 왠지 모르게 사람들 투성이, 주변엔 갑자기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들이 있지 않나, 마구 환호하는 사람들이 있질 않나, 이게 뭔 영문인가 당황해서 두리번 거렸다.

...보아하니 전부 ‘하늘빛 미래’의 팬들인 것 같다. 확실히 인기가 좋다고 들었지만, 이런 개인적인 정보까지 캐치하고 따라올 줄이야. 거의 파파라치 급이다.

그리고, 그 인파 속에서 4개월전 헤어졌을 때 죽어가던 모습이 아니라 건강하게 웃으면서 하늘이 다가온다.

그래서.

나는 있는 힘껏 내 손에 들고 있던 ‘하늘빛 미래’책을 하늘에게 집어 던졌다.

-하늘의 시선

퍽-

누가 들어도 굉장히 아픈 소리가 공항에 울려 퍼진다.

미래가 집어던진 ‘하늘빛 미래’ 책이 머리에 직격한다.

‘하늘빛 미래’팬들은 미래가 공항에 나오자마자 맹렬히 환호하다가 내가 미래가 던진 책에 맞는걸 보고는 다들 정적에 휩싸인다.

“이게 뭐하는 짓거리야 강 하늘!”

미래가 성난 목소리로 내가 있는 곳까지 씩씩거리며 다가온다.

“누가 내 마음을 돌려놓으라고 했지 전 세계적으로 나를 쪽팔리게 만들라고 했어?! 나는 집앞 기숙사에서 20일정도 단식 투쟁하는 걸로 봐주려고 했는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이 바보야!”

-퍽

아.. 아프다..

오랜만에 맞보는 미래의 혼이 실린 정권을 명치에 맞았다.

“이제 너 덕분에 얼굴도 못 들고 다니게 생겼잖아 이 변태야!”

이여서 거침없이 날아오는 킥.

“죽어! 날 조금이라도 생각하면 죽어버려! 제발 부탁이니깐 죽어!”

미래가 양손으로 목을 조르면서 마구 흔들어댄다.

숨...막혀.. 이대론 정말 죽을지도.

그래서 미래가 손을 놓고 다음 일격을 가하기 위해 주먹을 치켜든 순간-

“웁..!”

나는 미래의 손을 꼭 붙들고 강제로 미래의 입술을 막아버렸다.

주변에서 사람들은 나에게 퍼부어지는 미래의 일방적인 폭력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벌벌 떨면서 지켜보고 있다가. 갑자기 이루어진 행동에 다들 조그맣게 웅성 웅성댄다.

“웁..우웁..!”

미래의 얼굴이 빨개 지는 게 보인다.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래도 있는 힘을 다해서 저항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난 그대로 미래를 꼭 안아주었다.

“우..웁................추웁..”

그러자 이윽고, 미래는 움직임을 멈추고 나를 꼭 끌어안았다.

천천히 몸을 때면서 미래가 말한다.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잔뜩 있다고 했지? 다 들어 줄테니깐.. 말해봐..”

“사랑한다고.”

“끝? 앞으로 해주고 싶은 말도 잔뜩 있다며.”

“앞으로도 사랑할거라고.”

미래가 얼굴을 잔뜩 붉히며 토라진듯이 말한다.

“뭐야.. 그게.. 그걸로 정말 끝이야?”

“아니, 물론 아직 많이 남았지.”

“뭐야 그게..”

살짝 토라졌지만, 진심으로 토라지진 않은 듯 한 표정을 짓는 미래. 이 표정도 오랫만이구나

“그래서 나 미래 공주님은 이 방법이 싫었어?”

미래가 문득 애써 잊고있던 소설이 생각나는 듯 얼굴이 완전히 빨개져서 머리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게 보일지경이었다.

“..싫을 리가.. 없잖아 바보...”

얼굴을 잔뜩 붉히고 모기만한 목소리로 말하는 미래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다.

그래서 나는 다시 미래를 꼭 끌어안고 키스해버린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환성과 박수소리.

아아, 그래 결국 내가 바랬던 건 이거였다.

다른 형태로 보여줄 이유 따위는 없다, 얼마나 부끄럽던 얼마나 쪽팔리건 얼마나 손발이 오그라들건- 미래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내 마음이다.

모두에게- 이 자리에 몰려있는 사람 뿐 만 아니라. 가능하다면 전 세계, 그리고 하늘에서 지켜볼 부모님에게도 이 부끄럽고 쪽팔리는 광경을 보여주고 싶었다.

우리들은, 사랑하고 있다고.

-미래의 시선

유라는 그 후 정말 한국에 돈 들여서 온 보람이 있다며 부끄러워 죽겠는 나를 몇 번이고 놀리면서 한국에 있는 자기 부모님 집으로 간다며 가버렸다.

그리고 우리는, 같이 택시를 타고 하늘의..아니 우리의 집으로 돌아갔다.

“다녀와 버렸다.”

왠지 멋쩍어져서 씁쓸하게 웃으면서 말해버렸다.

집은 내가 나간 이후 변한게 하나도 없었다. 가구도, 내가 쓰던 물품도 그대로 남아있다.

“어째서..?”

분명 내가 집을 나갈 때 대부분 내 물품은 다 들고 나갔을 텐데, 어째서 그대로 있는걸까.

“그게, 미래가 언제 돌아와도 상관없을 정도로 다시 네 방을 꾸며봤어, 책이 잘 팔려서 돈은 그렇게 많이 들진 않았고, 에.. 뭐 그러니깐.. 마음에 들어?”

하늘이 뒤에서 능글능글 웃고 있다.

“.. 마음에 들고 뭐고, 5개월 전으로 다시 돌아간 기분인걸.”

“가장 행복했을 때로 말이지.”

“뭐야.. 강 하늘, 너답지 않아, 아까부터 멋있는 대사만 골라서하고.. 소름 돋는다고?”

“헤에, 그럼 무슨 말을 해줄까?”

“좀 더 너라면 변태 같아야 정상 아니야?”

그러자 하늘은 나를 벽으로 밀어붙였다.

“그럼, 지금부터 한 마리의 짐승이 되어 4개월 동안 쌓인 걸 전부 미래한테 풀어도 될까?”

“우와, 말하자마자 변했어 빨라, 역시 썩은 인간..”

그러자 하늘이 더욱 여유만만 한 표정으로 나에게 물어본다.

“그래서 싫어?”

어떻게 싫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나도 변태라서 은근히 기대하고 있었는걸.

얼굴이 확 달아오르지만, 애써 하늘의 눈을 바라보며 작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설레 설레 흔든다.

그대로 하늘은 나를 침대로 몰고 가서 쓰러진다.

“오늘은 진짜로 아프다고 울면서 등을 할퀴어도 무시하고 잔뜩 저질러 버릴거니깐?”

완벽히 짐승모드가 되어 나에게 덤비는 하늘.

“...응..”

“임신해도 난 모른다?”

“..응.. 오빠의 아이라면..”

“하하, 진짜 이게 얼마만에 들어보는 오빠 소리야.”

“...바보..”

그 다음은.. 생략하고 싶지만 적도록 하겠다.

우선, 하늘은 4개월 동안 맺힌게 많았는지 정말 날 임신시킬 기세로 달려들어서 허리가 부러질 뻔했다.

아무리 괜찮다고 했지만, 이러다가 복상사 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신없이 휘둘렸다.

머릿속이 점점 쾌락으로 인해 단순 해 지는 것을 점점 느끼며 망가져 간다.

“오빠.. 나 죽어.. 이제 무리이.. 무리이..”

분명히 처음엔 비슷하게 시작했는데 어느샌가 그래도 꽤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하늘에게 완벽하게 압도당했다. 분명 애정으로 시작한 섹스일터인데 어느 순간부터 반은 자의로 반은 타의로 범해지고있다.

“말했잖아? 아무리 그래도.. 크윽.. 무시할꺼라고!”

하늘은 내가 괴로워 할수록 더욱 더 무언가 확인을 하듯 나를 더 강하게 몰아붙였다.

물론, 무리라는건 내 머릿속이 받아 들일 수 있는 쾌락의 한도치를 넘어서 더 하면 이성을 놓아버릴 것 같아서 한소리지만.

10자리수가 넘어가고 나서 부터는 세는것 조차 포기하고 그저 하늘이 하는대로 유린당하며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그저 웃고 있다.

다시 결합하기로 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몰아 붙이는건 좀 심한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였지만. 어쩌랴. 그 밥에 그 나물이라고 무리라고 입으로 말은 하면서 저항하긴 커녕 같이 몸을 흔들고 있는 나였다.

그러다가 결국.. 어느 순간 필름이 끊겼다.

-하늘의 시선

결국 우리 둘 다 어느 순간 구체적으로 언제가 된지 기억도 못한 채로 잠들어 버렸다.

일어나보니 옆에서 미래가 엎드린 채로 웃으면서 날 쳐다본다.

“아직도 몸에 여운이 가시질 않아..”

“아하하...”

어제는 확실히 지나치게 격렬(?)했는지 미래는 평소보다 몇 배는 느긋하고 멍한 표정으로 그저 웃고 있을 뿐이다.

“아직도 머릿속이 멍해, 아무생각도 나지 않는데, 너무 기분 좋아..”

미래가 계속 실없이 웃으면서 덧붙인다.

“그건 곤란한데.”

“왜?”

“내 생각은 나게 만들어야 하니깐.”

그러자 미래는 나에게 키스해오며.

“걱정 마, 오빠의 색으로 머릿속이 잔뜩 물들여 버려서 바보가 되어 버린거니깐.”

“그야말로 하늘빛 미래네.”

나도 미래를 꼭 끌어 안아버린다.

겨우 원래대로, 아니 더 행복해 질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드디어 우리 둘은 서로의 마음을 다시 한번, 그리고 강하게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대로 우리 둘은 그 후로도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라고 끝내고 싶을 정도로 깔끔한 마무리었다.

하지만,

이직은 조금만 우리들의 보기 괴로운 본격 닭살 스릴러 쪽팔림의 절정 손발 상실 이야기에 어울려 줬으면 한다.

왜냐하면, ‘하늘빛 미래는’ 끝났지만, 아직 ‘이 책’은 끝나지 않았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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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안 끝났습니당.

조금만 더 이 본격 손발 퇴갤 소설을 즐겨주세요[?]


posted by シオ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