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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은 내일의 행복으로의 프롤로그 프로필의 시온은 @natsuki_0907 씨로 부터 받았습니다.
シオ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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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08 하늘빛 미래 마지막 화
2011. 10. 8. 23:03 리뷰, 프리뷰/미분류

-하늘의 시선

게임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사실 대부분의 최종보스는 강력하지 않다.

오히려 게임 도중에 이벤트 성으로 숨겨진 속칭 “숨겨진” 보스가 최종보스보다 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고로 내 인생의 최종보스가 나 미래였다면, 내 인생의 숨겨진 보스는 바로..

“이 결혼 인정 못해! 내가 준비한 100가지 질문에도 답도 못하는 녀석 따위를 인정할까보다!”

바로.. 미래의 아버지인 나 민철씨였다.

때는 바야흐로 미래에게 청혼한 직후.

서로의 마음은 확인이 되었으니 이제 양쪽 집안에 허락을 받으러 가는 것이 순서겠지만.. 슬프게도 우리 부모님은 돌아 가셨으므로 의사를 반영시켜 드릴 수 없다. 물론, 아들 내미가 결혼한다고 하면 그저 기뻐하며 허락해 주실 분들이긴 하지만.

그런 연유로 문제가 되는건 나씨 집안의 문제였다.

일단 미라씨의 경우엔 면 식도 있는데다가 우리 사이를 제법 인정하는 눈치였으므로 패스.

민우녀석은.. 인정하지 않으면 죽일거다.

고로 남은건 한번도 면식이 없는 미래의 아버지 뿐으로, 나는 조금 설레이는 마음으로 처음으로 미래의 집에 가기로 한다.

그리고 그리하여 도착한 미래의 집은.. 꽤 넓었다. 저택이라고 하기엔 작고 주택이라기엔 충분히 큰, 그런 집이였다.

“너희 집 부자였구나.”

“아.. 뭐.. 일단은.”

나중에 미래에게서 추가로 들은 이야기를 덛붙이자면, 원래는 그렇게 큰 집이 아니 였지만,민우와 에르가 부모님하고 같이 살겠다고 해서 더 큰 집으로 이사했다고 한다.

거기에 미리 누나라던가 아직 만난적 없는 미래누나의 남편도 집을 구해서 독립하기 전까지는 여기서 살던 모양으로, 꽤나 넓을 수 밖에 없는 뒷 사정이 있던 모양이다.

덧붙이면, 미라씨는 학계에서 알아주는 박사라서 논문 하나에 내가 쓴 소설의 인세의 몇배에 해당하는 가치가 있는 모양이지만, 너무 부유하게 살려고 하지 않은 미라씨의 특성상 대부분의 금액은 전액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기부한다는 모양이다.

“..전부터 생각했지만 뭔가 대단한 집안 같아.”

“응? 뭐라고?”

“아니.. 아무것도..”

잠시 문 앞에서 한숨을 크게 쉬고 들어간다. 이것 저것과 별개로 오늘은 중요한 날이니 인상을 좋게 보여야지 되지 않겠나.

“네에 나가요오~”

현관의 벨을 누르자 들려오는 여자아이 목소리. 아마도 이건 에르일 것이다.

“에읏 어서와요오~”

“오랫만이네. 잘 지냈어?”

미래가 가볍게 인사를 한다.

“응! 오늘은 하늘 오빠랑 처음으로 같이 오는거야?”

“그렇게 된 것 같아.”

집 안에 들어서자 왠지 몰라도 미라씨를 제외한 나씨 가문 전원이 마루에 앉아서 있었다.-즉, 민우,에르,미리 누나, 그리고 아직 면식이 없는 미리 누나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사람..(한 30대쯤 되 보인다)- 그리고 떨어져 있는 의자에는 역시 아직 면식이 없는 한 45세쯤 되 보이는 아저씨가 혼자서 턱 하니 자리 잡고 있었다.

“그래, 어떤 말 뼈다귀 같은 놈이 내 딸을 데려가겠다고 해서 오늘은 특별히 해외 출장을 가야하는걸 농땡이 치고 특별히 이 자리에 합석했으니 감사하도록.”

첫 인상은.. 최악이었다.

-미래의 시선

부끄럽지만, 저 사람이 바로 내 아버지 나 민철이다.

엄마의 성격을 본 사람들은 이미 눈치챘겠지만, 훌륭한 어른아이에게 어울리는건 훌륭한 어른아이이다.

사실은 거의 60대에 가까운 나이지만, 엄마랑 디 포인트 세포를 나누고 지낸(..)사이다 보니 아버지 역시 그렇게 늙은 모습은 아니다. 물론 그렇다고 생긴게 애같이 생긴건 아니지만.

“아.. 저.. 강 하늘이라고 합니다. 그.. 미래랑은 결혼을 전제로 교제하고 사이입니다.”

“직업은?”

“에.. 일단은 대학생이면서 작가...”

“수입은?”

“일단은.. 한 XX정도..”

x로 표시하는 이유는 대학생 주제에 책 한권 썼다고 저렇게 불티나게 팔린 걸 생각하면 사람들이 ‘말도 안돼!’라고 외칠게 뻔해서이다. 내가 생각해도 하늘빛 미래가 잘 팔린건 내 인생의 최대 수수께끼중 하나니깐.

“일단 생긴건 마음에 안 들지만 요컨대 능력은 어느 정도 있다고 봐도 무방하군.”

“아하하하..”

하늘이 숫기가 없는게 아니라 아버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뿐이다.

“자 그럼 본격 테스트다.”

아버지가 품에서 엄청나게 긴 시험지 비슷한 종이를 꺼낸다. 저게 맨날 나에게 자랑하던 내 신랑감이 생기면 풀게 만들겠다는 그 100문 100답인가..

“제한 시간은 60분 그동안 다 못풀면 너가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놈이라도 미래는 못준다!”

“엑..”

“그럼 시작!”

“으아아아!”

하늘은 정신없이 시험지를 잡고 풀기 시작한다.

그건 그렇고 저 100문 100답이란 거 대체 뭐가 쓰여 있는걸까. 나도 문득 궁금해져서 옆에서 살짝 엿보기로 한다. 어짜피 아버지가 만든거니 정상적인 물건은 아닐 것 같지만..

24. 미래의 스리 사이즈를 전부 적으시오.

25. 미래의 12살 때 있었던 가장 깊었던 트라우마를 적으시오.

26. 미래의 성감대를 모두 적으시오.

“아버지이이이이!!!!!!!!!!!!!!!!!”

정정한다, 아버지가 만든거니 비정상적인 물건 정도로 끝나는게 아니였다. 완벽한 막장 변태 딸내미 바보의 레벨이다. 무슨 수치 플레이를 시키려는거야!

“왜 그러느냐 미래야.”

“왜 그러는지 몰라서 물어!? 이게 뭐야! 뭐냐고! 그리고 오빠는 그걸 일일이 또 답을 적지마! 내 성감대는 등이 아니거든?! 적지마! 적지 말라고!”

이 막장 문제를 낸 아버지도 기가 막히지만, 이걸 다 풀고 있는 하늘도 갈 때까지 간게 분명하다. 대체 내 주변엔 왜 제대로 된 사람이 하나도 없는거야!

“아하하하, 그립다... 나도 몇몇 질문은 겨우 겨우 써내려갔는데 말이지..”

옆에서 형부가 거든다.

“형부도 저런거 한거에요?! 와 진짜 아버지 쓰레기야! 인간으로써 글렀어!”

“우우.. 그치만 영철씨는 전부 풀어냈는거얼~ 그치이~”

“응~”

미리 언니와 형부는 손을 꼭 잡고는 그립다는 표정을 짓는다.

“거기 닭살 부부! 그런거 자랑스러워 하지마! 서로 즐거웠다는 듯이 회상 하지마!”

오직 민우만이 이 사태를 보면서 깊게 한숨을 쉬고있다.

“내 아버지지만 틀렸어..”

“뭐가 틀렸단거냐! 이 정도도 하지 못하면 내 딸을 가져갈 자격 같은건 없어!”

“넵 알겠습니다! 전력을 다해서 풀겠습니다!”

그 와중 또 대답을 하면서 고속으로 문제를 풀어 재끼는 강 하늘군.

“뭔가 잘못됬어.. 잘못됬다고..”

그러고 보면, 엄마가 오늘따라 없는 이유도 알법하다. 분명 이 광경을 보면 아버지를 숙청해버리겠지.

제길, 함정이다. 이것은 공명의 함정이다아..!

-하늘의 시선

전력을 다해 풀어재꼈다.

도중에 차마 입에 올리지 못할 질문이 몇 개 더 섞여있긴 했지만. 어떻게든 풀어간다.

하지만 60분에 100문제를 푸 는건 힘들다 한문제당 거의 30초 이상 뜸을 들일 여유조차 없는 것이다. 게다가 몇 개는 진짜 황당한 질문이 나와서 도저히 60분 내에 모든 걸 다 풀 수 없었다.

“역시 말 뼈다귀 같은 녀석 이상 이하도 아니군.”

“...”

“그런고로, 내 딸은 못준다!”

“아..”

너..너무해. 열심히 노력했는데..! 98번까지는 풀었다고!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낸 아버지가 나쁜거잖아!”

미래가 옆에서 따진다.

“시끄러워! 여기 있는 이 무능한 녀석도 그건 다 풀었어!”

“그건 형부가 이상한거야!”

“아무튼, 안돼! 안된다면 안되는거야 못준다고 못줘! 저런 먹튀같이 생긴 놈한테는 죽어도 못줘!”

“때 쓰지마 이 어른아이!”

...그렇게 말하는 미래도 충분히 애 같았지만, 딱히 태클은 안 걸고본다.

“오빠도 그래! 이왕 했으면 끝까지 풀어내지 왜 어중간하게 끝내서 이렇게 되는거야!”

“..미안..”

“아 진짜 왜 멀쩡한 사람이 아무도 없는거야!”

미래가 머리를 벅벅 긁으면서 짜증을 부린다.

“아버지.. 억지도 정도껏 부리는게 좋을 것같아.. 만약 엄마가 이걸 알게되면...”

“그..그건 그때 해결할거야! 일단은 안돼!”

순간 심각하게 동요한 것 같았지만 아무래도 상관없겠지.

좋아, 이렇게 된 이상 감정에 호소하기 작전이다!

“저기.. 장인어른..”

“장인어른이라고 부르지마! 난 너 인정 안 해!”

“그럼, 아저씨.. 그.. 일단 저 같은게 객관적으로 보면 쓸모없어 보이고.. 한거라곤 소설 하나 출판해서 운 좋게 대박 친게 전부 입니다만..그.. 미래 만큼은.. 누구보다 잘 파악 하고 있고 잘 대해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계속 말해봐.”

“그..그러니깐 부디 100문 100답도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신다면..!”

“야 이 바보야!”

아.. 오랜만에 맞아보는 미래의 전력을 담은 정권이다.

아프다..

-미래의 시선

“아 몰라! 아버지가 이렇게 나오겠다면 나도 생각이 있어!”

“..?”

“나씨 가문에서 호적 파버리고 미래(美淶)에서 미래(未來)로 개명해버릴거야!”

“그..그런다고 쫄 것같아?! 해..해보라지!”

..쫄았잖아 어딜봐도.. 하지만 아직도 허세를 부린다면 어쩔 수 없지. 아직 하늘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실을 실토 할 수 밖에 없나..

“그리고 나..! 임신했단 말이야!”

“에?”

“에읏?”

“아?”

“우우?”

“엉?”

“뭐라고!?”

각각 누구의 반응인지는 알아서 생각해 보자.

“원래는 나중에 하늘 오빠한테만 조용히 말 할려했는데 아버지가 그렇게 나온다면 나도 이렇게 나와주겠어!”

“제..제길...”

“미..미래야 진짜야.. 진짜야..?!”

좌절하는 아버지와 당황에서 아무 것도 못하는 하늘.

“진짜라고! 병원가서 검사도 양성으로 나왔어! 진짜로 임신했다고!”

왠지 얼굴이 확 하고 빨개지지만 그래도 있는 힘을 다해서 소리친다.

그때였다.

“어라아.. 지금 뭐라고 말하고 있는걸 까나아~”

“....!!!!”

한없이 상냥한 말투지만 왠지 모르게 살기가 가득 담긴 목소리 경직된 채로 고개를 두두둑 하면서 돌렸더니 그곳에 서있는 건...

“어..엄마..”

“이게 뭘까나아..”

“자..잠깐!”

엄마는 식탁위에 올려져있는 100문 100답 (미래 전용)을 집어 드셨다. 그리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조용히, 그리고 차근차근히 그것을 읽어 내려간다.

다들 숨죽이고 그 모습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었다.

이윽고, 엄마는 시험지를 내려놓고는 잔잔히 웃었다.

“우선 미래야..”

“..네..넵..”

엄마의 저 미소는.. 진심으로 무섭다. 웃고 있고 말투도 상냥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렇게 들릴 뿐으로 실은 엄청난 살의가 뿜어져 나온다.

-빠악

“엌...”

사정없이 핸드백으로 머리를 후려갈긴다. 정말로 찍 소리도 못하고 중심을 잃고 바닥에 팽개쳐졌다.

“이건 호적을 판다던가, 개명을 한다던가.. 의 말을 한거에대가.. 거기에 추가로 자기 몸을 소중하게 하지 않고 마구 굴린 벌이고...”

엄마는 최대한 상냥하게 웃으며 핸드백을 툭툭 턴다. 그리곤 하늘에게로 천천히 걸어간다.

“그리고 하늘아..?”

“...살려 주세요.”

오빠는 부들 부들 떨면서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마비 되어서는 입만 뻐끔뻐끔 거리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퍼억

클린히트, 배에 정확히 들어갔다.

“우..욱..!”

“이건 저런 막장 100문 100답을 푼 것도 모잘라서 속도 위반을 한 벌이고..”

하늘은 힘없이 무너져서는 그대로 기절했다. 엄마는 손을 탁 탁 털고는, 마지막으로 아버지한테 걸어간다.

“오..오지마..”

“그리고 당신...”

나는 순간 엄마의 발이 빛나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누가 그딴 백문 백답을 만들랬어!”

-빠악

엄마의 발은 아버지의 가운댓 다리에 정확히 명중.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말로 깔끔하게 클린 히트했다.

“!!!!!!!!!!!”

아버지는 그야 말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마치 순간 냉동이라도 한 것처럼 굳어버리더니 맞은 자세 그대로 바닥으로 쓰러졌다.

“에..에읏..에읏.. 하늘 오빠...아..”

에르가 옆에가서 걱정되는지 하늘을 흔들 흔들 깨워보지만 반응 무.

“아버지 주..죽은거 아니지..? 아버지?”

민우가 옆에가서 아버지를 쿡쿡 찔러보지만 역시 반응 무.

미리 언니와 형부는 그저 서로를 꼭 껴안고 바들바들 떨면서 이 참혹한 광경에서 눈을 돌릴려고 노력하고 있을 뿐이였다.

-하늘의 시선

“알았어.. 알았다고.. 그만 심술 부리면 될꺼 아냐 쳇..”

맞고 난다음에 충격이 컸는지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장난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정신을 차린 민철씨-이제 장인어른이라고 불러야겠지-는 별 반대 없이 결혼을 허락해줬다.

“뭐.. 일단은 먹여 살릴 능력은 어느 정도 있어 보이고.. 인정하기 싫지만 저 먹튀 놈이 내소중한 딸내미를 임신 시켰으니 어쩔 수 없잖아?”

“..아하하.. 죄송합니다..”

미래의 임신소식은 확실히 나도 충격을 먹었지만, 어쩌겠는가. 내가 뿌린 씨앗이다. 여러의미로 말이다.

“뭐, 난 개인적으로 예전부터 하늘군이 어느 정도는 마음에 들었으니깐. 적어도 미래를 힘들게 할거라곤 생각하진 않아.”

미라씨가 옆에서 덛붙인다.

“물론, 혹시라도 힘들게 만들면...”

미라씨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맑고 상냥하게 나를 바라보면서 웃을 뿐이었다.

방금 전의 트라우마가 살아나서 순간적으로 등골이 싸해졌다.

분명, 미래보다 어려보이는 저 조그만 몸에서 대체 그런 파괴력이 나오는걸까.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미라씨는 사실 태권도, 합기도, 유도 등등 작은 몸집 때문에 낮은 체력을 보완하기 위해 철처하게 단련했다고 한다.

모전녀전이라고, 미리 언니나 미래의 괴력 역시 미라씨한테서 받은게 분명하다.

“아무튼, 나는 두 사람이 행복하다면 그걸로 만족해.”

미라씨-이제 장모님이라고 불러야하나?-가 웃으면서 결론을 지었다.

“가..감사합니다.”

나도 모르게 꾸벅 절을 해버렸다.

그러자 장모님은 나한테 천천하 걸어오더니 내 앞에 무릎을 꿇고는 말했다.

“우리 딸, 부족하지만 잘 부탁해?”

“네...!”

그러더니 장모님은 일어나서 장인어른에게 걸어간다.

“자! 당신도 부탁해!”

“내..내가 왜 저런 말뼈다귀한테 무릎을..”

“하라면!”

-과감히 정강이를 걷어찬다. 장인어른은 강제로 무릎을 꿇는 자세가 되었다.

“해!”

-깔끔한 내려찍기, 절하는 자세가 되었다.

“커..커억.. 내..내 딸을 역시 너 따위한..”

-퍽

“내..내딸을 잘 부탁한다!”

“아..네에..”

“두 사람 다 축하해요.”

“축하해 하늘 형.”

“축하해요!”

“축하해 하늘군 우우!”

각양각색으로 박수를 처주면서 축하해 주는 것으로 혼전 면담은 끝이났다.

의외로 강력했던 숨겨진 보스인 장인어른은, 그렇게 장모님에게 철처하게 박살이 나버렸다는.. 그런 허무한 결말로 가버렸다.

“이제 이걸로 우리 결혼할 수 있는거야?”

미래네 집에서 나서서 돌아오는 길에 미래가 살짝 미소 지으면서 물어본다.

하지만, 아직 한군데 남은 곳이 있다.

“아직, 한군데 허락을 받지 않은 곳이 있으니깐 같이 가줄 수 있겠어?”

-미래의 시선

그렇게 하늘이 나를 데려간 곳은 바닷가.

벌써 시간은 오후 시간이 되어서 해가 뉘엇 뉘엇 수평선 너머로 조금 씩 떨어진다.

“사고 당하시고 아직 살아계셨을 때, 자식 고생하게 하기 싫다고.. 화장한 다음에 바다에 뿌려달라고 부탁하셔서.. 찾아가 볼 수는 없지만.. 여기서 어머니랑 아버지 재를 뿌렸었거든..”

오빠는 조금 쓸쓸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그러니깐, 어떻게든 말씀은 드리고 싶어서 왔어.”

“아..”

잠시 동안의 침묵.

그리고 그 침묵을 깨고 하늘 오빠는 손을 모아서 입에다 대고 크게 소리질렀다.

“엄마! 아빠! 얘가 나랑 결혼할 아이인 미래에요! 무지 귀엽게 생겼죠?! 저한테 무지 벅찬 여자아이에요! 하지만..! 이 아이하고! -잠시 내 배를 처다본다- 뱃속에 아이하고 같이 셋이서 무지무지 행복하게 살거에요! 아버지! 어머니! 들리시죠!”

침묵, 아무도 없는 봄 바다에는 파도 소리만이 계속 조용히 들려올 뿐이었다.

나도 크게 심호흡을 하고 소리를 질러본다.

“안녕하세요! 나 미래에요! 그 동안 한번도 제대로 변변한 인사도 못드려서 죄송해요! 저! 되게 부족한 아이지만! 누구보다.. 누구보다 하늘 오빠 만큼은 사랑해요! 그러니깐 정말 정말 행복하게 살거에요! 부족한 몸이지만 잘 부탁 드립니다아!”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난다. 하늘 오빠도 어느샌가 울고있다.

“젠장.. 아빠, 엄마! 나 행복하게 살거라고요! 무지무지 행복하게 ..크흑.. 이 아이랑.. 흑.. 정말 정말 하늘에서 두분이 걱정같은거 안해도 될 정도로 열심히 살꺼에요! 그러니깐..! 그러니..깐.. 흑..으흑..”

더 이상 오빠는 견디지 못하고 주저앉아서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해 버렸다.

그런 오빠를 꼭 안아주고 나도 같이 울었다.

비록 떨어져서 살더라도, 나에겐 이 기쁨을 나눌 가족이 있지만, 오빠에겐 없는 것이다.

둘 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점은 같지만. 단순히 이 세상에 내 말을 들어줄 사람이 있고 없고는 너무나도 크고 아프고 슬픈 차이인 것이다.

오빠도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말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너무나도.. 가슴을 아프게한다.

그래서 나는 오빠랑 같이 꼭 안고 한참동안 함께 목 놓아서 울었다. 왠지 모르게 오빠의 아픈 마음이 내 마음까지 전해져와서 너무너무 아파서. 한참동안 같이 그렇게 울었다.

“미래야.”

어느 샌가 우리는 우는 것을 멈추고 같이 기대어 앉아서 이미 어두워진 밤 하늘을 올려다본다. 바닷가의 맑은 하늘에는 오늘따라 무수히 별이 떠 있다. 그 광경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응..”

나는 오빠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사랑해.”

“나도.”

그 이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우리 둘 다 그저 한없이 펼쳐진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았다.

“아, 별똥별이다.”

“우리들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우리들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우리들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우와.. 빨라..”

내가 별똥별이라고 말하자마자 눈을 꼭 감고 초 고속으로 소원을 비는 하늘이다.

-하늘의 시선

잠시 동안 또 조용히 있다가 나는 입을 열었다.

“행복해.. 질 수 있겠지?”

“응!”

미래는 저 밤 하늘의 어떤 별보다도 아름다운 미소로 대답해주었다.

그래, 더 이상 슬퍼 할 일따위는 없는거다. 우리들은 앞으로 행복하게 살거니깐.

엄마, 아빠.. 하늘에서 꼭 지켜봐주세요.

반드시 행복해질게요.

그렇게 속으로 생각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뱃속에 아이는 아들일까 딸일까?”

“글쎄.. 난 개인적으로 오빠를 닮은 아들이었으면 좋겠는데..”

미래가 아직 불러오지도 않은 배를 살짝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윽.. 그건 좀 그렇다.. 커서 막 이상한 취향의 남자가 되는거 아냐?”

“..스스로 취향이 막장이란 건 어느 정도 자각이 있나보네.”

제..제길 아픈 곳을 찔렸다.

“이제 슬슬 나도 책을 쓸꺼라고?”

미래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웃으면서 말했다.

“무슨..책?”

왠지 불안감이 밀려온다.

“그럼 설마 왜곡으로 가득한 하늘빛 미래만 써놓고는 끝낼 생각이었어? 나도 평등하게 책을 써서 진상을 알려야할 의무가 있다고?”

“윽...”

“그러니깐 전력으로 협력해. 이 바보”

메롱- 하고 미래는 혀를 쏙 내밀고는 차를 향해 달려간다.

“야 기다려 나 미래 대체 어떤 내용의 책을 쓸 생각이야!”

“안 가르쳐 줄꺼다아~”

미래는 그렇게 웃으면서 뛰어간다.

나는 그런 미래를 쫒아서 같이 모래 사장을 달려간다.

그래, 이 앞에는 분명히 행복이 있겠지. 힘든 일이 있더라도 언제나 미래가 함께 해주겠지..

나는 그렇게 믿는다.

그리고 생각한다.

나는 정말 정말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놈이라고.




-미래의 하늘 END

posted by シオ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