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가지 않으면 안되는것 같아."
1) 결말부
Asterisk eden* original sound track Disk B
Desire
"이제 곧.. 잠이.."
"깊은.. 잠이..."
"그런...가...."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시온이 말하고싶은 것은 알수 있었다.
이미 알아채고 있던 것이다, 그녀에게는.
자기자신의 일은 자기 자신이 가장 잘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안..."
"료를.. 혼자서 남겨두게...되버려서..."
"너와의 약속은.. 반드시 내가 지켜낼거야.."
"나는 그걸위해서, 여기에 있는거니깐..."
간신히, 나는 그 말을 전했다.
시온은 희미하게 웃으면서,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가지고 온거야?"
'응, 왠지... 예감이 들었으니깐..'
"이것도 같이..?"
시온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작은 상자를 내밀었다.
상자를 받고 나도 끄덕이며 대답한다.
"고마워, 료....."
"정말로, 고마워..."
아직도 "미안해"랑 "고마워" 뿐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듣고싶은것은 그런게 아니다.
내가 보고 싶은 것은, 그렇게 슬프게 웃는 얼굴이 아니다.
"이제 더이상, 이야기 할게...없어졌어..."
"뭐라도 좋으니깐..말해줘."
"좀 더...목소리를 들려줘...."
(여기서부터 음악이 바뀝니다)
"응..료...나도...."
"나도 좀 더.. 료하고 이야기하고싶어...."
"꿈같은거 꾸고싶지않아... 료하고 함께 있는게 좋아.. "
"아무도 없어도 돼, 료만 있으면 되니깐...."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 넘쳐 멈추지 않는다.
아무것도 할수 없다.
그녀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일 외에는 아무것도 할수 없다.
"이걸로 끝이라니....싫어....."
"나는 여기있어, 시온도 아직 여기있잖아."
"계속....료의 곁에 있고싶었어...."
"계란후라이, 만들지 못해줘서 미안...."
"어리광에 어울리게 해서 미안.. "
"마지막까지, 곁에 있어주지 못해서....미안..."
"괜찮아. 괜찮다고, 시온...."
떨리는 것 같은 소리를 들을 때마다, 무엇인가가 마음 속이 무너져 가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녀로부터 생명의 빛남이 사라짐과 동시에 나의 마음속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런데도, 나는 그녀에게 웃는 얼굴을 보여준다.
"나는 계속 곁에있어, 계속, 시온의 곁에"
"응....나도..."
"나의 마음은, 결코 료로부터 멀어지지 않을꺼야."
"계속, 료의 곁에 있을꺼니깐...."
"아아...."
그렇다, 사과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이 낙원에서의 둘이서의 시간은― 영원히 계속되니까.
"만약, 다시한번, 눈을뜨면.."
"둘이서...함께...."
말이ㅡ끊겼다.
끊긴채로, 그녀의 입술이 움직일 일은 없었다.
나의 어깨에 그녀의 머리를 올려놓고, 눈꺼풀을 감겨주었다.
그녀의 얼굴엔 조금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그녀의 어깨를 안은 채로, 나도 움직이지 않는다.
영원하고 깊은 잠에 떨어진 그녀를, 그냥 냅두고 싶었다.
이걸로 됬다.
이걸로 됬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잠들때까지, 그녀에 곁에 있어 줄 수 있었다.
에리카는 지금 곁에는 없지만, 그녀는 혼자가 아니다.
반드시, 그녀는 외롭지 않았을 것이다.
이 미소가, 그 증거다.
그리고, 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도.
내가 쭉 애태우고, 요구하고, 바래온 해답이 지금 여기에 있다.
그래서 나는 한마디만ㅡ
한마디만을 그녀에게 말했다
"잘자, 시온..."
2) 에필로그
Asterisk eden* original sound track Disk B
burial man
여기까지 오면 모두 아시겠지만, 맨 처음 료가 파던것은 바로 시온의 무덤이었습니다.
1회차때는 전혀 알수없는 장치이지만, 이쯤와서 다시 돌아가서 그 대사들을 되새겨보면 정말 뼈져리게 그 말들이 의미하는게 뭐였는지 알수있습니다.
료는 맨 처음에 나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무차별 적으로 땅을 파던것을 그만두고, 다시 제대로 시온이 좋아하던 호숫가에다가 무덤을 만들기로 합니다.
처음에 아무런 음악도 없이 괴로운 분위기 속에서 땅을 파던 료와 달리, 잔잔하고 평화로운, 아무도 없는 이 별에서 료는 시온이 가장 좋아하던 곳에 시온을 묻는다.
앞에서 손에 난 상처들은 그 무덤을 파는 과정에서 생긴 것.
마음이 비명을 지른다.
그만둬. 라고 누군가 외치고있다.
정말로 묻어버릴 셈이야?
이렇게 아름답고 미소마저 띠우고 있는 그녀를ㅡ.
하지만 나는 이 손을 멈추려 하지않는다.
흙을 들어올려 그녀의 몸에 뿌린다.
조금씩 그녀가 묻혀간다.
아직, 그 외침은 멈추지 않았다.
목구멍 아래에서 무언가 올라오려고 한다.
구멍을 메워가는 손의 떨림이 멎지 않는다.
"시...온..."
흙을 한번뿌릴때마다 추억속의 그녀가 웃는다.
별로 웃지 않는 소녀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나는 것은 웃는 얼굴의 그녀 뿐이다.
나는 그녀의 미소에 응할수 있었을까?
상냥하게 대해줬던걸까?
대답이 나오지 않는 물음이 빙글빙글 머리를 맴돈다.
"약속...이니까..."
"시온, 나는 조금만 더 살아볼게."
"외롭진 않지? 거기엔 에리카도 있을테니까."
"난 잘 포기하지 않으니깐, 어쩌면 오래 기다리게 할지도 몰라, 그때는 용서해줘."
"하지만, 언젠간 꼭 만나러 갈게."
바람이 나의 뺨을 쓰다듬은며 지나간다.
왜인지 그녀가 웃어준 것만 같은ㅡ 그런 기분이 들었다.
"우선 집으로 돌아갈게. 내일 또 올거니깐. 내일은 꽃을 가지고 올게."
나는 혼자서 걷고 있다.
희미하게 부는 바람 속에 그녀는 이제 없다.
하지만 내 안에 그녀의 추억은 살아있다.
이 낙원이 사라지는 날이 온다고 해도, 결코 잃어버릴 일이 없다.
그것은 영원히 빛나겠지.
그래, 마치 별과도 같이ㅡ
Asterisk eden* original sound track Disk B
lear Earth
"응 걱정마, 취재는 잘 끝냈어."
"알고 있다니깐. 숙부님도 이젠 날좀 믿어줘, 마지막 배의 출항기사 잘 쓸 테니까.
"어? 아응, 그 취재 말이지.. 지금 정보를 제공하는건 어렵다고 봐. 절차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게릴라처럼 짙밣히게 되버릴지도.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아. 그 기사는 반드시 발표할꺼니깐."
난 저 멀리 있는 그녀와 그에게 전하기 위해서 이렇게 미소를 띠울 수 있어.
그 두 사람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낼 거야.
그것이, 이 배에 타고있는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할거야.
「지구라고 하는 별의 마지막 사랑 이야기를 우주에서 태어난 새로운 생명에게」
진실을 전하기 위해서 ㅡ 토우노 마야
문득, 창밖의 어두운 공간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석은 분명... 되찾았겠지.
기나긴 전쟁으로 인해서 잃은것을 다시 한번 손에 넣기위해서 그 남자는 그 별에 남은 것이다.
그리고 잃어버린 것보다 더 소중한 무언가를 손에 넣었음이 분명하다.
그래, 근무가 끝나면 그 녀석에게도 메일을 보내보자.
결코 닿을리는 없겠지만, 적어 내려가는 것만으로도 좋아.
맨 처음 묻고싶은건.. 뻔하네.
"저기 하루나 료, 거긴 어때?"
「손에 넣은 힘은 버리지 않는다. 올바른 사용법을 알고 있으니깐」
사람을 사랑하고, 지켜가기 위해서 ㅡ 아사이. F. 라비니아
그리고 시간은 계속해서 흐른다.
집으로 돌아오니 한가지 놀라운 일이 생겼다.
건강을 되찾은 닭이 달걀은 낳은 것이다
보존식량은 아직 남아있으니 굶어서 죽을 일은 없을 듯 하다.
"일단... 밥이라도 먹을까."
이런 상황이 되어서도 태평하게 식사나 하다니 남들 눈엔 바보같아 보이겠지만.
아직 끝이 아니니깐, 포기할 것까진 없다.
나는.. 최후의 날까지 소중한 것을 지키며 그 곁에 있을 생각이다.
그녀가 그랬던 것 처럼, 나도 세계를 끝까지 지켜보면서 살 것이다.
내게는 배에 올라서 신천지로 가는것 보다는 더 가치가 있는 일이니깐.
"그럼 가볼까"
평소처럼 밭을 돌보러 간다.
나는 한발 한발 확인하듯이 걸어갈 것이다.
앞으로 이 세계에서 살아가면서 줄곧 기도할 것이다.
이 낙원에 잠든 영혼, 시온이 평온하게 잠들 수 있기를.
"저기, 시온. 알고 있어? 나는 너의 미소를 좋아했어."
"잠에 취한 눈, 화난 목소리, 쓸쓸해 보이던 옆 모습, 먼곳을 바라보는 올곧은 , 조금 부끄러운듯이 짓던 그 미소가."
"모두 다 좋았어."
자유같은건 없어도 됬어.
좋아했던 네가 있으면 그것만으로 좋았어.
아아, 넌 분명히 알고 있을꺼야.
그래서 그녀는... 마지막에 웃었던 거겠지.
그녀가 그 미소를 주었기에 나는 살아갈 수 있다.
한번만 더 말하게 해줘.
잘 자, 시온.
그리고.
고마워.
3) 소감
우선 긴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이야, 이걸 몇개월씩이나 걸쳐서 쓸만한 글은 아닌데, 정말로 오랜기간 걸처셔 썼네요.
어떠셨나요?
사실 이글은 리뷰도 리뷰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라기 보단, 제 스스로 이 작품에 대한 마음속에서의 일종의 결말을 짓고 싶어서 쓴 경향이 강합니다.
2010년에 에덴을 알고 지금까지 닉네임으로 쓸정도로 빨고있으니, 정말로 긴 세월간 에덴하고 저의 인연은 끊기질않는구나ㅡ 싶습니다.
하고싶은 말은 너무나도 많았고, 그것을 어떻게 글로 표현을 할까 고민을하고.. 저는 작품에 대해서 심미롭게 파고 들어서 분석하고 이야기하고 그런건 특기가 아니라서 잘 못합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을 있는 그대로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한줄한줄 다 번역하는건 실력도 부족하고.. 이미 전부 번역한 사람도 있고해서 일허게 리뷰 형식으로나마 이 작품이 어떤 작품이다 란걸 전해보고 싶었습니다.
이것이 미노리 작품 이기 이전에, '에덴'이란 작품인 것 만으로 전 좋아할 수 있었습니다.
하고싶은 말을 몇가지 해보고 싶네요.
우선, 저는 이 작품이 정말로 제 인생에서 최고로 인간간의 관계에서 나오는 갈등, 사랑, 기적을 정말로 잘 풀이했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사실 지구가 멸망한다던가 그렇단건 어찌되도 좋다는거죠. 그런건 아무래도 중요한게 아닙니다. 정말로 중요한것은, 그 상황속에서 살아가고, 사랑하며, 아무리 괴롭더라도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료도 시온도 어딘가 결함을 지닌, 제대로된 삶을 살아온 인간이 아니기때문에, 둘은 정반대의 위치에서 서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둘의 관계는 의존적이 아니라, 보완적이다.
서로의 상처를 그저 보다듬는것 만이 아닌,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써, 단순히 어느 한쪽이 어느 한쪽에 의존하는 형태의 사랑이 아닌 서로가 서로를 믿고 사랑하는 그런 형태의 애정인거죠.
그렇기 때문에, 소레요리노 때와는 틀리게 최대한 사담이랑 장면을 생략하는걸 억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담아갔습니다. 아무리 의미없어 보이는 장면이라도 문장이라도, 그 한줄 한줄이 '왜 이 둘이 사랑할 수 밖에 없는가.' 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써내려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에덴은 베드엔딩이 아닙니다. 분명히, 시온은 원하는 바대로 지구 위를 죽기전에 한번이라도 걸어 다녀봤고, 생각하지도 못한 사랑을 해보기도합니다. 거기에 사실 병에 걸려서 죽거나 다쳐서 죽거나 한게 아니라, 단순히 수명이 다해서 죽었을뿐이죠. 결국 원하던 바를 다 이루었기 때문에, 시온의 입장에선 너무나도 행복하게 삶을 마감했습니다.
그렇기에 그녀는 마지막에 웃을 수 있었던 것.
그럼에도 이 이야기가 비극으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드는것은, 결국 남겨진 료는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혼자서 아무도 없는 별에서 고독하게 살아가야하기 때문인것이 클거라고 생각합니다.
사랑하는 시온을 잃고, 반쯤 이성을 잃고 땅을 파헤치던 처음의 모습을 보면 알지만, 료는 너무나도 시온을 사랑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손으로 떠나 보내야하는 료의 심정은 작 맨처음에 가장 잘 들어나 있다.
하지만, 그는 과거를 돌아봅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잘 웃지 않는 소녀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나는건 웃는 얼굴뿐' 이라고.
자신의 안에서 후회가 가득하던 료는(처음에 하지 못한 말은 없었는가, 해서는 안되는 말은 없었는가) 나중에는 자신이 후회할 것은 아무것도 없단걸 깨닫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는 마지막에 미소지어주었기 때문이죠. 그것은 료에게 자유보다도 중요했던것이었습니다. 그저 시온이 웃어준다면, 그것만으로 행복할 수 있기에, 료는 시온을 가슴에 품고 별이 멸망할때까지 살아가기로 결심할 수 있었 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이 결말은 '슬픈'엔딩은 될지 언정, 결코 베드 엔딩이 아닙니다. 료를 포함한 모두가 자신이 바라는 해답을 얻고, 앞으로 나아가기로 결심하니깐요.
그 길은 각자 틀리지만, 그들은 결코 뒤돌아보지도, 멈춰서지도 않을겁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이 장면이야 말로 정말로 미노리가 잘 사용하는 '일상생활의 기적' 이 잘 녹아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
엔딩에서 달걀을 들고 있는 료의 씬
죽어가는 지구, 시온도 죽었고, 아무런 희망도 없는 멸망이 찾아오는 세계에서, 달걀(=생명)이 태어납니다.
모든게 압도적으로 죽어가고 파멸해가는 와중에, 이 달걀이야 말로 일종의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무리 거지같고, 아무리 죽고싶어도, 사람은 살아갑니다. 그리고 이 달걀은 료에게 다시 한번 살아갈 '희망'을 줍니다.
눈에 보이는 기적은 잃어나지 않았습니다. 시온은 결국 수명이 다해서 별의 수명보다 더 빨리 죽었고. 별은 멸망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료는 그 절망적인 상황에서 절대로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오히려 끈질기게 살아서 마지막까지 이 별의 최후를 지켜보기로 결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희망' 이야말로 정말로 기적이 아닌가. 저는 생각합니다.
말이 길어졌습니다만, 저는 역시 이러니 저러니해도 eden*이란 작품이 보여준 이야기, 그속에 담긴 메세지에 대해서 거의 신앙급으로 추양하고 있습니다. 현실이 아닌 이야기지만, 현실이 아닌 어딘가에서의 이야기이기에 오히려 자신들의 삶에 대입을 하고, 희망을 지닐수 있으며, 사람이 어떻게 괴로운 것들도 이겨 나갈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슬프지만, 아름다운 짧은 사랑이야기.
그 모든것이 너무나도 좋았다고 지금도 생각합니다.
때문에, 이 작품보다 더 고평가를 하는 작품은 아직도 없고(ef가 점수상으로 더 높긴하지만), 몇년이 지난 지금도 가장 좋아하는 인생작품이 되어버린것 같습니다.
제가 느낀 감동이나 생각을 전부 전할 수 있었을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글로 전부 담고 보니 홀가분한 기분입니다.
부디, 즐겁게 읽으셨길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다시 한번만 말하게 해줘, 잘 자 시온. 그리고 고마워."